12월이 오면 생각나는 먹거리가 있습니다. 강원도 양구 두메산골에 살면서 겨울이 오면 항상 먹거리가 부족해지기 마련이었습니다. 그러면 집 근처 깊게 구덩이를 파서 묻어 놓은 무를 가져와 먹기도 하지만, 입맛이 없을 때는 논두렁 옆에서 뚱딴지를 캔 다음 냇가에 씻어서 먹으면 그 어떤 과일보다 맛있었습니다.

요즘은 겨울이라도 온갖 농산물이 풍부하기 때문에 뚱딴지에 대한 향수는 점점 사라지고 있지만, 찬바람이 불고 눈이 내릴 때면 가끔 생각나곤 합니다.

그래서 모현면에 뚱딴지를 재배하는 곳이 있을까 생각하고 있는 찰나, 연락이 왔습니다. 그는 다름 아닌, 모현면 갈담리 파담마을에서 뚱딴지를 재배하고 있는 이용봉(66) 농민이었습니다.

이씨는 모현면에서 태어나 모현을 지키고 있는 수문장 같은 분이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다가 사정이 생겨 그만두고 작은 점포를 운영하면서 7년 전부터 겸업으로 농업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지금 뚱딴지를 재배하게 된 계기는 3년 전에 지인이 모종을 줘 재배를 시작했답니다. 3년 동안 판로확보가 되지 않아 한 번도 수확을 하지 않고 있다가 이번에 모현농협 하나로마트에서 로컬푸드를 하는 것을 알고 본격적인 수확에 나선 겁니다.

모현에 2000㎡, 이천에 1650㎡의 농지에 재배를 하고 있는 만큼 소규모이기는 해도 작지만 강한 농업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노력하고 있다는군요. 특히 뚱딴지는 주변 사람들이 많이 재배하는 것이 아닌 만큼 충분한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합니다.

“여기 밭에는 화학비료를 한 번도 안 뿌려줬고, 농약도 살포한 적이 없어 완전 친환경이지.”

그는 자연 그대로의 뚱딴지를 자랑했습니다.

뚱딴지는 돼지감자라고 부르는데요. 덩이줄기작물이며 여러해살이풀로 전국 아무 곳에서나 잘 자라는 편입니다. 4월 말에 파종을 해 12월초에 수확을 하며 병충해 피해는 적다고 합니다.

뚱딴지가 요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이유는 다이어트 식품으로 알려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특히 이눌린 성분이 풍부해 당뇨 환자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뿐만 아니라 변비와 장 건강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이용봉 농민은 “돼지감자는 생으로 먹어도 좋지만 튀김도 할 수 있고 조림용으로 먹어도 매우 맛이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