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서~광주 복선전철 에버랜드까지 연결 용인시-광주시 공동으로 추진한다”

지난 3월 8일 용인시는 이 같은 제목의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한 바 있습니다. ‘수서~광주’ 노선을 에버랜드까지 연결하는 복선전철 추진을 위해 용인시와 광주시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었는데요.

이날 협약에 따라 양 지자체는 ‘수서~광주~에버랜드’ 노선을 국가철도로 추진해 줄 것을 국토교통부와 경기도 등에 적극 건의한다는 방침을 정했습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이미 ‘위례~에버랜드’ 노선을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추가검토사업으로 포함해놓은 상황이었죠. 이를 알면서도 용인시와 광주시가 수서에서 오는 노선을 함께 추진하게 된 이유, 무엇 때문일까요.

정찬민 용인시장(왼쪽)과 조억동 광주시장.

당시 용인시가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수서~광주~에버랜드’ 노선은 14.4km 연장에 6732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갑니다. 반면, 30.4km 길이의 ‘위례~에버랜드’ 노선은 사업비가 2조1709억원에 달합니다.

※. 용인시 배포 자료 = ‘용인시 철도망 기본구상 학술용역 검토자료’ 일부 발췌

교통수요는 어떨까요. 위례의 경우 일 4만292명, 수서는 일 3만9명으로 예측됐습니다. 경제성 지표인 B/C(비용대비편익)는 위례와 수서가 각각 0.75, 0.91인 것으로 분석됐고요.

통상적으로 B/C값이 ‘1’을 넘어야 국책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 노선 모두 사업성이 떨어지긴 하지만, 수서 노선이 가능성 면에서 더 높아 보이는데요. 이런 점을 근거로 위례보다 수서가 훨씬 합리적이라고 판단한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디가 더 현실적이다”라고 단정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지난해 6월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된 ‘위례~에버랜드’ 노선은 커다란 산을 하나 넘었다는 점에서 ‘수서~광주~에버랜드’보다 한 발짝 앞서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10년 단위의 중장기 계획인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됐다는 것은 해당 노선의 사업계획이 더욱 확실하고 구체화 됐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신규사업’이 아닌 ‘추가검토사업’에 반영됐다는 점은 아쉽지만 말이죠.

여기서 주목해볼 포인트는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들어가야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인데요. 계획에 포함된 ‘위례~에버랜드’ 노선은 2021년까지 사업 현실화가 가능한 상태입니다.

반면, ‘수서~광주~에버랜드’ 노선은 등산 코스를 정하긴 했지만 아직 산에 오르기 전 준비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5년마다 발표되는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을 목표로 광주시와 공조체제를 통해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 단계인 거죠.

선행돼야 할 수서~광주간 예비타당성조사도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인데요. 기획재정부 산하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진행하고 있는 예비타당성조사는 사업 추진 여부를 판단하는 자료로, 조사 결과에 따라 ‘수서~광주~에버랜드’ 노선의 운명 또한 결정된다 할 수 있습니다.

만일 수서~광주선 사업이 확정되면, 그 순간부터 용인시와 광주시의 본격적인 협업이 시작되는데요. 2021년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이름을 올리기 위한 험난한 여정에 나서는 겁니다. 이후 진행 절차는 그야말로 먼 미래의 이야기가 되겠군요.

시기적으로 보면 수서보다 위례가, 사업성으로 보면 위례보다 수서가 우위에 있는 셈이죠.

그런데요. 사실 용인시와 광주시가 위례보다 수서를 선호하는 데는 그럴만한 속사정이 있습니다.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됐을 때만 해도 환영하는 입장이었지만 ‘위례~에버랜드’ 노선의 사업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니 적지 않은 단점이 포착된 겁니다.

철도는 크게 고속철도, 일반철도, 광역철도, 도시철도로 나뉘는데요. 이 가운데 고속철도와 일반철도는 국가가 100% 건설비를 부담합니다. 광역철도는 국가 70%, 지자체 30% 비율로 분담하게 돼 있습니다. 도시철도는 국가 60%와 지자체 40%로 정해져 있고요.

문제는 ‘위례~에버랜드’ 노선이 지자체가 시행하는 광역철도로 건설된다는 겁니다. 이 경우 건설비 일부를 지자체가 부담해야 하고 연간 283억원으로 추정되는 운영비까지 모두 내야한다는 것이 용인시의 설명입니다.

바로 이 점이 발목을 잡고 있는 건데요. 반대로 일반철도나 국가시행 광역철도로 사업을 진행하면 건설비와 운영비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에 지자체 입장에선 당연히 이 같은 방식을 원하겠죠? 용인시와 광주시가 ‘수서~광주~에버랜드’ 노선을 제안하는 이유입니다.

용인시와 광주시가 수서의 손을 들어주는 또 다른 명분. ‘위례~에버랜드’ 노선은 다양한 이해관계 등으로 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것과 현 단계에서 수요 부족 등으로 예비타당성조사 통과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제시했는데요.

이쯤에서 용인시 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위례~에버랜드선이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올라와 있지만 용인이나 광주가 바라는 노선은 아닙니다. 사업이 현실적이지 않다고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수서~에버랜드선으로 갈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관계자는 향후 계획에 대해 “수서~광주선 예비타당성조사 결과에 따라 광주시와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2021년 고시 예정인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광주시와 협업을 이어 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위례 vs 수서’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또 하나. 막연한 얘기지만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고 있는 부분이 있죠. 위례든 신사든, 노선이 확정될 경우 모현역이 들어설 위치는 어디일까요. 시 관계자에게 질문을 던졌는데요. 뻔한 답변 속에 답이 들어 있습니다.

“역은 수요가 많은 곳을 따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개발 수요보다 현재 있는 수요를 가져갈 수밖에 없다는 정도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본명은 박재영. 미디어모현 대표기자입니다. 용인시 모현읍 출신으로 크레이티브한 작업을 좋아합니다. 기획하고 취재하며 (촬영하고) 글 쓰는 일을 10년간 해왔습니다. 미모를 통해 지역과 세상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되길 꿈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