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은문화제의 메인행사는 둘째 날 열립니다.

전국한시백일장과 경기청소년국악경연대회, 그리고 올해부터 새롭게 개최되는 다문화가족 전통혼례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행사가 많지만! 뭐니 뭐니 해도 포은문화제의 대표 행사는 추모제례와 천장행렬인데요.

문화제 둘째 날인 10월 10일 오전, 두 행사가 진행됐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사실 이날 행사 관계자들은 걱정이 많았을 겁니다.

10일 오전부터 하루 종일 비가 사정없이 쏟아진다는 일기예보가 있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적어도 천장행렬을 할 때만큼은 비가 오지 않길 간절히 바랐을 지도 모릅니다.

제발!

제발!!

제발!!!​

하늘에 있는 포은 선생이 도운 걸까요.

놀랍게도 추모제례와 천장행렬이 진행되는 동안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포은문화제의 하이라이트인 천장행렬도 큰 문제없이 마무리 됐고요.

하지만 기적(?)은 거기까지였는데요.

정오 무렵, 메인무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기념식이 갑작스런 폭우로 천막 내에서 진행되게 됩니다. 무대에는 사회를 맡은 아나운서만 우산과 함께 덩그러니 서 있을 뿐이었죠.

세차게 내리치는 빗속에서 관람객들은 하나 둘 천막 안쪽으로 몸을 피했는데요. 내빈들이 마이크를 잡은 가운데 먹거리장터에서 끼니를 때우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결국 기념식은 뒷전으로 밀렸습니다.

공교롭게도 기념식이 모두 끝나가는 시점 빗줄기가 약해지면서 한바탕 소동이 막을 내렸습니다.

이후 궂은 날씨가 이어지긴 했지만 소무대에서 열릴 예정이던 마당극이 취소된 걸 제외하면 대부분의 행사가 순조롭게 진행됐는데요. 다만, 전날에 비해 관람객이 현저히 줄어든 모습이었습니다.

포은문화제는 매년 청소년 백일장과 사생대회도 함께 열고 있는데요. 평소 같았으면 그림 그리는 학생들로 가득했을 잔디밭이 너무 한산했습니다. 날씨의 여파는 역시 크더군요.

그럼에도 모두 자리를 뜬 가운데 꿋꿋하게 혼자 그림을 그리는 아이! 이 정도면 상 받았겠죠?

비의 영향을 받지 않은 각 부스에선 다양한 체험 및 전시행사가 진행됐는데요. 그 중에서도 ‘미디어모현’을 멋스럽게 써준 캘리그라피 체험코너가 단연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밖에도 볼만한 부스가 많았는데, 사진으로 잠시 보시죠.

한편, 기념식 후 메인무대에서는 55사단 군악대의 공연이 펼쳐졌는데요. 일반적인 군악대 공연 외에도 국악, 가요, 마술 등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여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습니다.

특히 ‘히든싱어’ 김범수 편에서 6번방 모창능력자로 출연한 남훈우 씨가 무대에 올라 눈길을 끌었습니다. 남 씨는 군입대 후 55사단 군악대로 활동 중이라고 하네요.

반가운 마음에 한 컷! (오른쪽)​

스크롤 압박이 더 심해지기 전에 이제 정리해야겠죠?

올해로 13회째를 맞는 포은문화제는 이제 모현을 넘어 용인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 잡게 됐는데요. 역사와 전통, 현대적 문화요소가 조화를 이룬 종합축제로 내년엔 더 성대하게 펼쳐지길 기대합니다.

더불어, 비록 문화제는 끝났지만 포은 선생의 충절을 생각하며​ 묘소를 한번 방문해 보는 건 어떨까요.

이 몸이 죽고 또 죽어 백 번이나 다시 죽어,
백골(白骨)이 흙과 먼지가 되어 넋이야 있건 없건,
임금님께 바치는 충성심이야 변할 리가 있으랴?​

그 유명한 ‘단심가’를 부른 포은 정몽주(1337-1392) 선생은 성리학의 토대를 마련한 정치 사상가로 망해가는 고려왕조를 위해 끝까지 절개를 지키다 선죽교에서 죽임을 당한 충절의 표상입니다.